타입의 역사는 인류 문명과 함께 출발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타입은 존재는 약 550년 정도인데, 그 기원은 동굴에 거주하던 인간 생활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오랜동안 원시시대의 인간은 음성으로만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음성은 시각적 언어 또는 가시적 언어와 반대되는 것으로, 들을 수만 있고 볼 수는 없는 구두 언어여서 제약이 많습니다. 구두 언어는 말하고 듣는 즉시 사라지는 매우 일시적인 언어인데, 그 시대에는 이야기, 역사 등의 방대한 정보들이 오직 구전으로만 전해졌으므로 세대와 세대로 긴 세월을 통해 전해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원전 2만5천년경, 이야기와 아이디어를 기록하고자 하는 최초의 시도들이 동굴 벽화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상형문자라고도 불리는 이 벽화들은 사람, 장소, 물건들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으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상형문자는 매우 단순하지만, 소리보다는 더 강력한 영구성을 지녀, 상당수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살아남아 오늘날 우리에게 발견되었습니다.
기원전 3천년경, 수메르인들은 설형문자, 즉 쇄기 모양으로 진흙판이나 단단한 표면에 새겨진 기록체계를 개발하였습니다. 설형문자는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읽는 최초의 기록체계로, 수메르인들이 일찍부터 받아들인 상형문자에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쐐기 모양은 철필을 사용하여서 만들어진 형태로, 철필의 곧은 가장자리와 삼각형 형태의 코너는 설형문자의 독특한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어 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순하게 '사물'만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닌, 아이디어와 콘셉트 등 생각을 전달할 많은 심벌이 필요했습니다. 이것은 아이디어나 행위 등 의미를 상징하는 표의문자나 심벌의 개발을 필요로하게 만들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표의문자 시스템은 말하고자 하는 원래의 의미를 전달하기 보다는, 좀 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대중이 이것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 문자의 개발은 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렇게 두 부류로 사회를 분리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는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학습법을 필요로 할 정도로 점점 서로 달라졌습니다. 사회가 더 복잡해지면서 기존의 시스템 방식은 사람들의 늘어가는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더 이상 쓸모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서로 결합하여 단어로 의미를 전달하는 글자, 심벌(letter symbol)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지중해 동부 해안에 있는 국가 페니키아(Phoenicia)는 상형문자와 표의문자로부터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룬 문자언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원전 1천년경 페니키아인들은 자신들의 언어 22개의 주요 소리에 상응하고 알파벳과 유사한 심벌 22개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표의언어처럼 여러 단어들을 표현하는 수백 개의 심벌 하나 하나를 기억하는 대신, 22개의 심벌을 각각 연결하여 단어를 만들고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유니크한 콘셉트는 현재 음성학(phonetics)이라고 불리는 문자언어와 음성언어를 연결시키는 최초의 시도가 되었습니다.
기원저 8백년경 그리스인들은 페니키아가 발명한 언어를 받아들여 모음을 추가하고 각각의 이름을 붙이면서 더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또한 그들은 우교대서법(Boustrophedon, as the ox plows)을 들여왔는데, 이 언어의 시스템은 읽는 사람이 어떤 행에서는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그 다음 행에서는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읽는 방향이 소가 밭을 가는 것 같다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회는 고도로 발달하였고, 로마인들은 더 많은 글자를 만들고 기록하는 시슽템을 발전시켜 현재의 알파벳과 매우 흡사하게 변화시켰습니다. 또한, 로마 필경사는 효율적으로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 쓸 때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도 글자 자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글자들을 연결하거나 기울여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위로 올려쓰는 어센더(ascender)와 아래로 내려쓰는 디센더(descender)를 추가했으며, 뿐만 아니라 지면의 공간 활용을 위해 알파벳의 폭을 좁히는 시도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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