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까지 모든 단행본 작업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베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 예가 바로 수도원에서 제작된 성경 필사본으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자와 일러스트레이션이 특징입니다.
1448년 인쇄 기술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변하면서 세상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독일 마인츠(Mainz, Germany)의 금속 세공이었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가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여러 논쟁이 있는데, 어떤 학자는 네덜란드 하를럽(Haarrlem, Netherlands)의 라우런스 코스터르(Laurens Coster) 또는 구텐베르크보다 무려 400년이나 앞선 1045년에 중국의 비성(Pi Sheng)이 금속활자의 최초 발명자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구텐베르크가 만든 금속활자는 금속펀치 위에 알파벳의 문자들을 깍아 새기고 매트릭스라 불리는 다른 금속 조각 안에 넣는 구조입니다. 뜨거운 금속 용액을 매트릭스 안에 부어 오리지널 금속펀치와 동일한 모양의 타입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제작된 타입은 인쇄기 안으로 끼워 맞춰서 짧은 시간에 다량의 이미지 인쇄가 가능해집니다. 이 제작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의 활판인쇄술로서 금속활자가 종이 위에 자국을 살짝 내기 때문에 풍부한 질감을 표현합니다.
타입의 초창기 디자인은 필경사가 펜으로 그리던 스타일을 모방하여 제작했습니다. 구텐베르크의 첫 번째 타입페이스(typeface, 활자체)는 그 시대에 독일에서 유행하던 블랙레터 스타일로, 이음자와 약자를 포함하여 약 300개가 넘는 문자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쇄가 널리 보급되고 있을 무렵, 이탈리아 인문주의자들이 선호했던 스타일 및 그 시대에 유행했던 핸드라이팅 스타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타입스타일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니콜라스 젠슨(Nicolas Jenson)과 알두스 마누티우스(Aldus Manutius)는 그 시대를 이끌어 간 인쇄업자로서, 그들이 제작한 타입 스타일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영향력있는 디자인입니다.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를 사용하여 최초로 성경을 인쇄하였습니다. 이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이제는 필경사가 몇 달, 몇 년 또는 평생에 걸쳐 더 이상 손으로 책을 복사할 필요가 없게 됨으로써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대단한 이 사건은 역사와 뉴스, 종교적인 기록 등 방대한 여러 정보들을 좀 더 쉽고 자유롭게 유통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금속활자에 활용되는 인쇄기와 종이, 그리고 잉크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 발명품 사용을 권장하고, 타입페이스를 디자인하도록 사람들을 독려했습니다.
수세기에 걸쳐 타입 디자이너들은 인쇄된 단어를 형성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6세기에는 클로드 가라몽(Claude Garamond)과 로베르 그랑종(Robert Granjon)이 디자인한 아름다운 비율의 문자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 후 몇 백 년 동안, 윌리엄 캐슬론(William Caslon)의 균형 잡힌 형태와, 가독성이 뛰어난 타입스타일이 등장했습니다. 잠바티스타 보도니(Giambattista Bodoni)와 피르맹 디도(Firmin Didot)는 우아하고 고상한 디자인으로 18세기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의 올드스타일 문자들은 19세기를 열였고, 20세기에 기하학적인 바우하우스(Bauhaus)의 스타일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천 개의 타입페이스 스타일은 위의 5세기에 걸쳐 재능 있는 인쇄업자와 디자이너들이 독창성과 예술성 그리고 장인정신을 넣어 제작한 것들입니다.
타입 디자인에 끼친 테크놀로지의 영향 또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새로웠던 인쇄 기술은 아름답고 기능적인 타입페이스를 포함한 눈에 띄는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한계가 있습니다. 각각의 문자가 별개의 금속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음자와 같이 문자들이 이어지거나 결합된 하나의 문자들이 없었기 때문에, 타이포그래피의 고른 톤을 만들기 위해 특정 문자들의 간격을 조절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행 간격은 어센더와 디센더의 간격을 허용하는 세팅 솔리드의 조건 아래에서는 조절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어센더와 디센더가 없는 대문자의 설정에서는 넓은 행 간격이 생기게 됨을 의미하며 여백이 넓게 '자간 조절된' 디자인을 하던 그 시대의 특징이기도 한데, 역사적 정확성과 가독성 때문에 여전히 이런 정렬법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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